폼포코너구리대작전을 보고 느끼는 3가지 키워드, 변신과 시간 그리고 자기합리화

변신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의 너구리들 중에 일부는 변신의 귀재이다. 너구리의 형태가아닌 인간의 형태로 변신할 수 있다. 또한 너구리들은 변신에 통달할 수 있도록 교육까지 한다. 우리사회도 마찬가지로 변신을 교육하고 있다. 바로 취업에서 변신할 수 있도록 하게 한다. 어떻게 하면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받고, 어떻게 하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지를 교육하고 우리는 그것에 따라 행동한다. 자기 자신의 성격이 어찌 되었던 간에 면접하는 순간에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세상에서 가장 열정적인 사람 등으로 변하게 된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인간관계에서 상관에서 잘보이려고 아첨을 늘어놓기도 한다. 이렇게 인간도 변신의 귀재이고 변신 없이는 못사는 세상이 되었다. 연애를 하려면 외모가 중요하고, 예의를 갖추려면 옷 차림새가 중요하고, 정상적인 사람인것 처럼 자신을 표출한다. 일코라는 단어는 일반인 코스프레의 줄임말인데 이것은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현실에서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특별한 취미를 남에게 알리지 않고 일반인처럼 행세한다라는 뜻을 가진 신조어이다. 이렇게 자신의 취미조차 당당하게 표현할 수 없는 억눌린 사회는 지금도 변신을 조장하고 있다.

시간

사람은 해가 뜨면 일을하고, 어두워지기전에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문명의 발달으로 어두워도 노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시간이라는 개념이 생겼고, 노동은 곧 시간이 되었다. 급여는 보통 노동을 얼마나 하느냐가 아닌 노동시간을 얼마동안 했느냐로 산정이 된다. 노동시간이 늘어짐에 따라 휴식을 위한 휴식이 아닌 노동을 위한 휴식으로 변모 했고 휴식조차 노동이 되어버렸다. 너구리들은 어떠한 노동도 놀이가 된다. 그들에게 있어서 놀이란 노동이자 여가이다. 그들의 생사가 걸린 변신술마저 놀이로 변모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여가의 가치보다 노동의 가치, 즉 돈과 시간의 가치가 더 커진 현실에 살고있다. 가령 여행을 갈 계획을 하면 돈과 시간 그리고 체력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가치교환점에서 여행이 내게 주는 가치가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가치교환점에서 돈과 시간의 가치앞에 무너진다. 그 돈이면 무엇을 사고도 남고, 휴식시간도 많아질텐데 하면서 결국 노동을 위한 휴식을 취한다.

자기합리화

영화의 말미에서 너구리와 공생할 수 있는 생활이라고 하지만 동시에 장면에서 보여지는 너구리들은 차도에서 달려오는 차들 때문에 지나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너구리들은 여우처럼 인간이 되어 생활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자기 합리화 한것이다. 우리도 현실에 현재 상황에 대하여 합리화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취업이다. 내가 공부를 못해서, 내가 학벌이 안좋아서, 내가 스펙이 안좋아서 등의 이유로 취업난을 합리화한다. 물론 이런 요소들이 취업에 중요한 요소인 부분이지만, 이것들이 개인의탓으로 돌리고 있는 사회가 문제이다. 사회적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지우는 환경을 조장했다. 사회적으로 취업난이 이슈회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난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불과 5-7년전만해도 시대의 키워드는 '웰빙'이였다. 웰빙은 잘먹고 잘사는 방법을 일컫는 단어이다. 상품에는 웰빙이라는 단어들을 붙이고 가격을 올렸지만, 판매가 잘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금의 키워드는 '헬조선'이다. '헬대한민국'이 아닌'헬 조선'의 의미는 시대를 조선으로 역행하는 정권과 지옥과 같이 살기 힘든나라라는 의미를 포함한 함축적인 단어이다. 그렇게 너구리처럼 우리 사회는 못사는것에 개인의 탓으로 돌려 합리화되어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말고 이제는 사회에게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